1970년대 비디오의 발명은 말 그대로 혁명이었다.
거시적 역사, 영웅서사에 기록될 수 없었던 여성과 소수자들은 비디오로 개인의 서사를 구성해 나가기 시작하며 비디오혁명을 일으켰다.
2000년대 초반 국내에서는 사적 다큐멘터리 화법, 사적 비디오의 영화 문법을 갖고 있는 작품들이 소개되며 반향을 일으켰다. 정치,사회를 담아낸 거시적 다큐멘터리 관습과는 달리 당시까지만 해도 불모지였던 사적 영역울 담아내는 다큐멘터리 역사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정호현 감독도 그런 흐름의 최전선에 있는 사람들 중 하나다.
정호현 감독은 1999년 27세의 나이에 자신의 첫 다큐멘터리 작품 <평범하지 않은 평범> 을 발표했다.
<평범하지 않은 평범> 은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세 여성의 1년을 기록한 다큐멘터리로 여성들이 생각하고 이야기하는 성에 관한 보고서다. 이 작품은 밖으로 언어화되지 못했던 성에 관한 여성들의 솔직한 생각을 담고 있어 발표후 반향을 일으켰으며,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일본의 야마가타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했다.
정호현은 <평범하지 않은 평범> 을 시작으로 약 십 년간 한국의 가부장제 가족문화에 대해 천착하기 시작한다. 현재까지 총 7편의 작품을 제작한 그는 <엄마를 찾아서> 로 2004년에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옥랑상을 수상한데 이어 샌프란시스코 국제 아시안아메리칸 영화제, 코펜하겐 다큐멘터리 영화제에 초청받는 등 국제무대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한국의 다큐멘터리 감독 중 한 명이다.
정치사회영역이 아닌 지극히 개인적인 영역을 다루고 있는 그의 다큐멘터리가 국내뿐 아니라 국제영화제에서도 호평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녀의 작품은 익숙한 가부장제 가족문화에 대해 냉철한 태도를 견지하는 동시에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기도 한다. 이런 그녀의 시선이 사람들에게 공감을 형성하며 지지를 얻고있다.
정호현 감독이 다큐멘터리를 시작한 지 어느덧 10년이 되었다.
정 감독은 10년 동안 사적 다큐멘터리를 제작해온 시간을 정리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는 정호현 감독의 작품을 되돌아보는 것뿐만 아니라 한국의 가부장제 가족문화와 개인-사회-국가의 관계에 대해 관객과 함께 고민해보고자 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정호현 감독의 작품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정호현 다큐멘터리 특별展> 은 1월 20일부터 2월 20일까지 홍대앞 미디어극장 아이공에서 개최된다. <정호현 다큐멘터리 특별전> 은 정호현식 새로운 사적 다큐멘터리 기법을 만날 수 있는 귀한 기회가 될 것이다.